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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의 늦깎이 창업 — 백혈병 환자의 온라인 도전

    중년의 늦깎이 창업 — 백혈병 환자의 온라인 도전

    오십을 넘겼다.
    인생을 100년이라 잡는다면, 나는 이제 고개를 넘어 내리막을 향해 걷고 있다.

    만성 골수 백혈병
    이 병은 내 인생의 정상에서 얻은 씁쓸한 훈장이다.
    그 훈장을 가슴에 달고, 나는 저 아래 죽음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천천히 달려가고 있다.

    수시로 찾아오는 염증과 오한,
    변화된 면역체계,
    그리고 독한 약물 타시그나(Tasigna)가 만든 새로운 몸.
    나는 이제 백혈병 이전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단순한 정신력이나 의지로 버텨낼 수 있는 몸이 아니다.

    병이 아니더라도 중년을 넘기면,
    삶은 여기저기 고장나고 신호를 보낸다.
    여기에 만성 질환까지 짊어진 나에게
    평범한 삶을 기대하는 것은 과분한 꿈이 되었다.


    내게 남은 선택, 늦깎이 창업

    이제 내게 남은 도전은 오직 하나 — 늦깎이 창업이다.

    수시로 병원에 드나들어야 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몸의 변덕을 안고 사는 나를
    누가 기꺼이 고용하겠는가.

    고용인에게도, 고용주에게도
    서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일 뿐이다.

    결국 나는,
    내 일을 내가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온라인 창업으로 방향을 잡다

    다행히 나는
    오랜 시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창업에 관심을 두고 준비해왔다.

    2016년, 첫 번째 사업자 등록.
    2024년, 두 번째 사업자 등록.

    두 사업자 모두 전자상거래 소매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처음에는 화장품 판매, 이어서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계획했다.

    스마트스토어의 알고리즘이 수시로 바뀌면서,
    한 사업자에 다양한 제품을 쏟아붓는 것보다는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이 검색 노출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업자 모두
    텅 비어 있다.

    구매대행 제품을 등록했다가 모두 내렸다.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방식은
    내 성향과 맞지 않았다.


    늦깎이 인생 도전, 출발선에 서다

    이제,
    늦깎이 창업 도전기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었다.

    앞으로 나는
    시장조사부터,
    제품 선정,
    판매 루트 개척까지 —
    되도록이면 세밀하게 기록할 것이다.

    이 기록은
    나의 발자취이자,
    늦깎이 인생 도전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하나의 작은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출발선에 선 늦깎이에게

    비록 중년이 되었고,
    병마와 함께 살아야 하지만,
    늦었기에 더 깊고 단단한 걸음을 내딛는다.

    늦깎이 창업,
    늦깎이 인생 도전을 시작하는 이 길에,
    작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