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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2를 마치며 — 이 앱은 이제 말을 건다

병원 대기실에서 번호표를 쥐고 앉아 있던 날이 있었다.
진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마음은 이미 몇 번이나 앞질러 가 있었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아플 때,
정보보다 먼저 말이 필요하다는 걸.

그래서 이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건강 기록 앱이었다.
혈압, 혈당, 식사, 운동…
기록은 늘어났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편해지지 않았다.

왜일까?

앱이 너무 조용했기 때문이다.

“앱은 절대 조용하면 안 된다”

챕터2의 시작은 이 문장이었다.

기록을 눌렀는데 아무 반응이 없을 때,
저장했는지 안 했는지 모를 때,
처리 중인지 실패한 건지 알 수 없을 때.

그 침묵의 순간마다
사용자는 혼자 남겨졌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씩 바꿨다.
• “처리 중…” → “📖 지금 읽고 있어요”
• “저장 완료” → “✓ 잘 기록했어요”
• “실패했습니다” → “😔 다시 확인이 필요해요”

기계가 말하던 언어를
사람이 말하는 언어로 바꿨다.

그때부터 이 앱은
기록 앱이 아니라 안심 앱이 되기 시작했다.

사람말 사전이 만들어진 날

그리고 오늘,
우리는 결정적인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VOICE_GUIDE.md — 사람말 사전.

이건 문서 하나 만든 게 아니다.
이건 이 앱의 성격을 정의한 선언문이다.

이 앱은
옆에 앉아서 말 걸어주는 존재여야 한다.

앞으로 이 앱이 무슨 기능을 더 갖게 되든,
얼마나 커지든,
얼마나 복잡해지든
이 한 문장은 변하지 않는다.

챕터2가 끝났다는 말의 진짜 의미

챕터2의 끝은
“기능이 완성됐다”는 뜻이 아니다.

챕터2의 끝은
이 앱이 어떤 목소리로 세상에 존재할지 정해졌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안다.
• 이 앱은 사용자를 혼자 두지 않는다.
• 이 앱은 명령하지 않는다.
• 이 앱은 다그치지 않는다.
• 이 앱은 항상 같은 톤으로 말한다.

“괜찮아요. 같이 해볼게요.”

다음 챕터를 향해

이제 챕터3가 시작된다.
다음 질문은 이거다.

이 앱은 언제 말을 해야 하고,
언제 조용히 곁에 있어야 할까?

안심 앱의 완성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챕터2는 끝났다.

병원 대기실에서 시작된 이 앱은
이제 진짜 사람을 아는 언어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이 앱이 언젠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무겁게 만들어 줄 거라고.

그게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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