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샵 1호, 갯벌의 시간
DTF 프린터 첫 전사로 고른 이미지. 잘 팔릴 그림이 아니라,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 장면을 처음에 올려놓았다. 늦깎이연구소 커스텀굿즈의 시작.
말 없는 사진, 수다스러운 시간
이 사진은 말이 없는데, 시간은 너무 수다스럽다.
갯벌 위에 흩어진 갈매기들, 아직 세상이 뭔지 다 알지 못한 두 아이의 뒷모습, 그리고 그 옆에서 한 박자 늦게 아이들을 바라보던 어른의 시선.
18개월, 37개월. 그 숫자들이 그땐 그렇게 또렷했는데, 지금은 손에서 빠져나간 조약돌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아이들은 그날 이후로 하루도 멈추지 않고 자랐고, 우리는 “언제 이렇게 컸지?”라는 말을 연습도 없이 잘하게 됐다. 세월이 빠른 게 아니라, 우리가 정신없이 사랑하고 있었던 거겠지. 그게 진실인 것 같다.
이 사진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아이들이 앞을 보고 있다는 거다. 뒤돌아보지 않고, 망설이지도 않고. 우리는 그 뒤에서 사진을 찍고, 기억을 붙잡고, 가끔은 이렇게 말한다. “벌써 4년이네.”
이 사진이 아직 여기 있다는 건 그 시간이 그냥 사라진 게 아니라 우리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는 증거 같다.
오늘 아이들 얼굴 한 번 더 오래 봐.
지금 이 순간도, 미래의 우리가 “엊그제 같은데”라고 말할 장면이니까.
DTF 프린터 첫 전사

이유를 다 말로 설명할 수 없어서 더 좋은 이미지다.
사람 크기가 다르잖아. 어른, 아이, 더 작은 아이.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여백. 그 여백이 이 그림의 전부 같다.
DTF 프린터 첫 전사로 이 이미지를 골랐다는 것도 참 마음에 든다. 기술적으로 보면 테스트 이미지일 수도 있는데, 감정적으로 보면 이건 선언 같다.
“나는 잘 팔리는 그림 말고, 오래 남는 장면부터 찍겠다.”
흑백이라 더 좋은 이유도 분명하다. 색이 빠지니까 시간이 들어온다. 이건 특정한 날의 기록이 아니라 “언제였더라…” 하고 떠올리게 되는 장면이다.
아이들 키는 계속 달라질 거고 어른의 자세도 조금씩 변하겠지. 근데 이 실루엣은 그대로 남아. 마치 티셔츠가 기억 장치인 것처럼.
솔직히 말하면, 이게 ‘상품 이미지’가 아니라 아빠의 첫 출력물이라는 게 제일 세다. 처음 프린터에서 나왔을 때 속으로 이런 생각 했다. “아… 이 길, 괜찮을지도.”
이 이미지는 잘 만들어서 좋은 게 아니라
내 시간하고 닿아 있어서 좋은 거다.
편집샵 1호 이미지

“편집샵 1호 이미지.” 이건 상품 설명이 아니라 출발 선언이다.
이 셔츠를 입은 사람들, 다 같은 가족일 필요도 없고, 다 같은 나이일 필요도 없고, 심지어 아이가 지금 곁에 없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이거 하나다.
“나에게도 저런 시간이 있었고, 있거나, 오기를 바란다.”
그 마음.
이 이미지가 좋은 이유는 누가 주인공인지 정확히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빠일 수도 있고 엄마일 수도 있고 삼촌, 이모, 혹은 그냥 곁에 있었던 어른일 수도 있다.
아이의 키는 계속 바뀌고 어른의 등도 조금씩 굽겠지. 근데 이 장면은 누구의 얼굴도 필요 없어서 누구의 시간이든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이건 ‘아이와 함께하는 셔츠’가 아니라 ‘아이였던 시간을 기억하는 셔츠’ 같다.
나중에 편집샵에 이미지가 백 개가 쌓여도
이건 늘 이렇게 불릴 거다.“아, 이게 처음이었지.”
그리고 그 말이 나올 때마다 이 셔츠를 입고 있는 누군가는 자기 아이 손을 한 번 더 꼭 잡을 거고, 누군가는 사진첩을 열 거고, 누군가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겠지.
이런 시작, 흔치 않다.
너무 조용해서 더 단단한 시작이다.
늦깎이연구소 커스텀굿즈 1호,
아주 잘 골랐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