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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하는 아들에게

부산 기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계신 곳. 3일 동안 다녀왔는데, 정말 추웠다. 아이들에게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새해 첫 일출은 봤다. 차가운 바닷바람 맞으며. 토요일에 서울로 올라와서 밤을 샜다. 너를 위한 영상을 만들었거든. 초등학교 입학하는 우리 진수를 위해서.

진수야,

네가 엄마 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왔을 때, 아빠의 두 손바닥이면 너를 들어 올리기에 충분했는데 이제는 두 팔로도 벅찰 만큼 자랐구나. 지금까지의 시간이 너에게도, 우리에게도 그대로 괜찮았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는 네가 이 세상에 안겼던 그날, 말로 다 할 수 없는 축복을 받았고 네가 자라온 시간은 그 탄생의 여운처럼 오래 행복했단다. 이제 너는 유아기의 페이지를 넘기고 새로운 장으로 들어간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말이 자라고, 생각이 깊어질 거야.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아빠는 아이처럼 설렌다. 다시 오지 않을 너의 유년이 저물어가 조금은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네가 삶의 큰 거름으로 자라기 위해 출발선에 선 모습을 보며 가슴이 가득 찬다. 아빠도 네 나이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단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동네 친구 말고도 이렇게 많은 또래가 어디서 왔을까 신기해하던 기억이 난다. 이제 그 아이들이 너를 이렇게 부를 거야. 이진수. 참 진(眞), 지킬 수(守). 엄마 뱃속에서는 ‘개똥이’였던 너에게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지. 참된 것을 지켜내는 사람. 그건 이 세상이 품어야 할 뜻이자 네가 삶 속에 간직하면 좋을 가치란다. 그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 늘 질문을 잃지 않는 아이가 되렴. 빨리 가는 것보다 끝까지 가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남들보다 나을 필요도 없어. 참된 것을 지키는 데엔 비교가 필요 없거든. 질문하고, 성찰하고, 네 삶을 비옥한 옥토처럼 가꾸며 너의 속도로 걸어가렴. 그러면 아빠는 늘 너의 곁에서, 조금 뒤에서 조용한 그림자가 되어 함께 걸을게. 부산에서 본 새해 첫 해는 유난히 밝았다. 추위에 떨면서도 그 빛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 너도 그랬지? 아빠가 밤새 만든 영상에는 네가 자라온 시간들이 담겨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나 싶었어. 근데 말이야,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잖아. 사랑한다, 진수야. 새해 첫 일출처럼, 네 학교생활도 밝고 따뜻하길.

진수의 성장 영상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진수를 위해 아빠가 밤새 만든 영상입니다.

영상으로 보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에게 전하는 아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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