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멀었지만, 분명 출발선은 지났다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지금, 나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
이 질문은 묘하다.
잘 되고 있을 때는 잘 떠오르지 않고,
조금 지쳤을 때 조용히 고개를 든다.
완성된 서비스는 없다
먼저 솔직하게 말하자면,
Senior HealthNote는 완성된 서비스가 아니다.
- 기능은 아직 비어 있는 곳이 많고
- 디자인은 계속 바뀌고 있으며
- 사용자는 나 자신이 거의 전부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이제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체’라는 것.
- 서버는 실제로 돌고 있고
- 배포는 자동으로 되고
- 에러는 로그로 남는다
이건 머릿속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뭘 얻었나요?”
Rails 8, Docker, Kamal, PostgreSQL,
물론 배운 건 많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이 아니었다.
👉 태도의 변화였다.
- 조급하게 기능을 늘리지 않게 되었고
- 당장 안 써도 될 기술은 미뤘고
- “지금 이게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물었다
예전의 나는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던 개발자였다면,
지금의 나는
계속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 가깝다.
‘나를 위한 서비스’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Senior HealthNote는
처음부터 거창한 스타트업이 아니었다.
이 서비스는 여전히
나를 위한 기록장이다.
- 내 몸 상태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
- 내 하루를 돌아보기 위한 틀
- 내 아이들에게 “아빠는 이렇게 살았어”라고
보여줄 수 있는 흔적
그래서 아직
마케팅도 없고,
사용자 유치도 없다.
대신 방향은 또렷하다.
지금 내가 확보한 것들
숫자로 정리해보면 이렇다.
- ✔️ 실제 운영되는 서버 1대
- ✔️ 자동 배포 파이프라인
- ✔️ PostgreSQL 기반 데이터 구조
- ✔️ Rails 8 Solid* 구조 이해
- ✔️ 그리고 무엇보다
👉 다시 만들 수 있다는 확신
이 마지막이 제일 중요하다.
한 번 무너지고,
다시 세워봤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도
겁이 덜 난다.
아직 하지 않기로 한 것들
지금 시점에서
의도적으로 하지 않기로 한 것도 많다.
- 사용자 수 늘리기
- 기능 욕심
- 과한 자동화
- 멋있어 보이는 기술 도입
지금은
“작게, 오래” 쪽을 선택했다.
이건 후퇴가 아니라
지속을 위한 선택이라고 믿는다.
나는 아직 중간이다
이 글의 제목은
“지금, 나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지만
정답은 이것이다.
아직 중간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다.
- 시작은 지났고
- 포기는 아니며
- 방향은 잡혀 있다
이 정도면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하다.
다음 글에서는
다음 시리즈에서는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 기술을 어떻게 선택했는지
- 무엇을 버렸는지
- 그리고 이 프로젝트가
늦깎이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
Senior HealthNote는
코드로 만든 서비스이지만,
결국은 삶의 태도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정리
- 1화: 나는 왜 Senior HealthNote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 2화: 서버 에러 속에서 깨달은 것들
- 3화: 지금, 나는 어디까지 와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