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 전체 보기 → [늦깎이 Git 입문서 목차]
📘 Ep.00 | Prologue. 왜 나는 Git을 배우기로 했는가?
📘 Ep.01 | Git은 되돌릴 수 있는 나의 일기장이다
📘 Ep.02 | Git 설치부터 따라하기 – 나만의 환경 만들기
📘 Ep.03 | git init과 첫 커밋 — 이곳에서 기록이 시작된다
📘 Ep.04 | 커밋은 시간의 북마크 — log, diff, HEAD
📘 Ep.05 | 실수도 기록이다 — reset과 revert
📘 Ep.06 | 나만의 평행 우주 — 브랜치란 무엇인가?
📘 Ep.07 | GitHub란 무엇인가 — 기록의 창고
📘 Ep.08 | README는 디지털 자기소개서다
📘 Ep.09 | 나만의 Git 루틴 만들기
📘 Ep.10 | Git으로 삶을 정리한다 — 늦깎이들의 회고법
요즘 나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술에 끌린다.
삶은 되돌릴 수 없는데
그 삶을 기록한 것은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Git은 내게 기술보다도 ‘일기장’에 가깝다.
처음엔 그저 개발자들의 도구쯤으로 생각했다.
복잡한 명령어, 알 수 없는 코드들,
그리고 검은 화면 위에 나열된 이름 모를 로그들.
하지만 어느 날
이 단어들이 이상하게 낯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commit — 오늘 하루, 내가 결정한 것
log — 내가 지나온 발자국들
revert — 그때의 나를 다시 불러오는 기술
이건 개발자가 아니라,
나처럼 ‘늦게라도 남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언어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자주 덜컥 겁이 난다.
무언가를 배우기엔 너무 늦은 나이 아닐까.
그런데 Git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늦었지만 남기자.
그리고 나중에라도 돌아볼 수 있도록 쌓자.
글이든, 프로젝트든, 생각이든.
이젠 버리지 않고 저장해두려 한다.
Git의 커밋 메시지를 쓸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오늘 나는 어떤 상태로 남기고 싶은가?
그건 개발자들처럼 ‘기능 변경’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심경의 변화’, ‘의지의 기록’, ‘실패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Git을 배운다.
명령어를 익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의 버전을 남기기 위해서.
되돌릴 수 없을지라도
되돌아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나를 기억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