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정부지원금 신청을 자동화한다는 것

정부지원금 신청서, 써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번거로운지. 얼마나 시간이 드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떨어지는지.

근데 말이야, 1인 기업은 그래도 신청해야 한다. 매출이 없을 때, 자금이 필요할 때, 결국 정부지원금이 유일한 선택지일 때가 있다.

문제: 공고는 많고 나는 혼자다

기업마당, K-Startup, 소상공인24. 매일 새 공고가 올라온다. 그 중에 나한테 맞는 건 몇 개나 될까? 그걸 찾는 것만 해도 하루가 간다.

찾았다 치자. 이제 신청서를 써야 한다. 양식 다운받고, 우리 회사 소개하고, 왜 이 돈이 필요한지 설득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한 공고가 많다.

“이거 나 대신 해줄 수 없을까?”

그 질문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해결: AI가 분석하고, 제안하고, 쓴다

policy-financing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처음엔 공고 수집만 했다. 스크래퍼가 매일 사이트를 돌면서 공고를 긁어온다. 그 다음엔 매칭. 내 프로필과 공고 조건을 비교해서 점수를 매긴다.

근데 여기서 멈추면 의미가 없다.

“90점짜리 공고 찾았어요!”

그래서 뭐? 신청서는 누가 쓰나?

그래서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수집 → 매칭 → 전략 분석 → 신청서 작성 → 조율 → 제출 → 추적

핵심은 전략 분석신청서 작성이다.

전략 분석: 갭을 찾는다

공고가 요구하는 것과 내가 가진 것 사이의 차이. 그게 갭이다.

예를 들어 “AI 헬스케어 지원사업” 공고가 있다. 조건을 보니까:

  • AI 기술 보유 ← Silentia (있음)
  • 헬스케어 서비스 ← HealthNote (개발 중)
  • 실증 데이터 ← 없음

갭이 보인다. “실증 데이터가 없다.”

여기서 기존 방식은 “아 우리 안 맞네” 하고 넘어간다.

새 방식은 다르다. “실증을 만들자.”

class StrategicAnalyzer:
    def _propose_projects(self, grant, gaps):
        # 갭을 메울 새 프로젝트 제안
        proposals = []

        if '실증' in gap.action_needed:
            proposals.append(ProjectProposal(
                name="Silentia + HealthNote 실증 프로젝트",
                description="AI 엔진을 헬스케어 앱에 통합하여 실제 사용자 대상 실증",
                rationale="AI 기술 보유만으로는 부족, 실증 데이터 필요"
            ))

        return proposals

공고를 보고 우리가 없는 것을 찾고, 그걸 만들 방법까지 제안한다.

이게 수동 → 능동의 차이다.

신청서 작성: 숫자 말고 서사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정부 신청서는 대부분 이렇게 쓴다:

“매출 1억 달성 목표. 시장 규모 10조원. 성장률 20%.”

숫자를 나열한다. 그런데 심사위원은 하루에 수십 개의 신청서를 본다. 다 비슷하다. 다 똑같은 숫자다.

뭐가 다른가?

서사가 다르다.

“52세, 만성골수백혈병 진단. 두 아이의 아버지.
그가 AI와 함께 만드는 7개의 프로젝트.
늦깎이연구소입니다.”

이게 훅이다. 첫 문장에서 심사위원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

class BrandVoice:
    HOOK_TEMPLATES = {
        "founder": [
            "52세, 만성골수백혈병 진단. 두 아이의 아버지.n"
            "그가 AI와 함께 만드는 7개의 프로젝트.n"
            "늦깎이연구소입니다.",
        ],
        "healthnote": [
            "아버지의 혈압 수치가 걱정됩니다.n"
            "하지만 매일 전화할 수는 없습니다.n"
            "HealthNote는 그 사이를 연결합니다.",
        ],
    }

AI가 우리 브랜드 보이스를 학습했다. 숫자 대신 이야기를. 스펙 대신 사람을.

조율: 세션 간 협업

나는 혼자지만, 프로젝트는 7개다.

HealthNote 세션, Choviet 세션, 쇼핑몰 세션… 각각 다른 맥락에서 돌아간다.

공고 하나를 위해 여러 프로젝트가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 HealthNote MVP 완성 필요 (HealthNote 세션)
  • 실증 데이터 수집 필요 (HealthNote 세션)
  • 관련 블로그 글 필요 (lbl-wordpress 세션)

이걸 조율하는 컴포넌트를 만들었다.

class ProjectCoordinator:
    def create_work_request(self, target_session, gap, grant_name, deadline):
        """다른 세션에 작업 요청 생성"""
        return WorkRequest(
            target_session=target_session,
            title=f"[{grant_name}] {gap.action_needed}",
            deadline=deadline,
            acceptance_criteria=[
                "핵심 기능이 작동하는 상태",
                "사용자 테스트 가능한 상태",
            ]
        )

작업 요청이 생성되면 coordination/healthnote_requests.md 파일에 저장된다. 다음에 HealthNote 세션을 열면 “아, 이거 해야 되는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다.

실행 스크립트

세 가지 스크립트로 정리했다.

run_daily.sh – 매일 아침

# 공고 수집 → 매칭 → 전략 분석 → 조율 리포트

run_weekly.sh – 매주 월요일

# 심층 분석 → 신청서 초안 → 세션별 요청 생성

run_apply.sh – 제출할 때

./run_apply.sh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draft  # 초안
./run_apply.sh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prepare  # 서류 준비
./run_apply.sh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submit  # 제출

완성된 파이프라인

┌──────────┐    ┌──────────┐    ┌──────────┐    ┌──────────┐
│ 1. 수집   │───▶│ 2. 분석   │───▶│ 3. 전략   │───▶│ 4. 작성   │
│ (scraper)│    │(matcher) │    │(strategic│    │(ai_writer│
└──────────┘    └──────────┘    │ _analyzer)│   │         )│
                                └──────────┘    └────┬─────┘
                                                     │
┌──────────┐    ┌──────────┐    ┌──────────┐        │
│ 7. 추적   │◀───│ 6. 제출   │◀───│ 5. 조율   │◀───────┘
│(tracker) │    │(submitter│    │(coordin- │
│          │    │         )│    │  ator)   │
└──────────┘    └──────────┘    └──────────┘

7개의 컴포넌트. 3개의 실행 스크립트. 하나의 미션.

분석하고, 제안하고, 작성해서, 제출한다.

진짜 의미

이 파이프라인이 완성됐다고 해서 지원금이 자동으로 들어오는 건 아니다. 여전히 검토해야 하고, 수정해야 하고, 직접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예전엔 공고 보고 “귀찮아서 패스” 했던 것들. 이제는 AI가 초안을 뽑아준다. “어차피 틀릴 거야” 대신 “일단 내보자”가 된다.

“FIDES TAMEN — 그럼에도 신뢰한다.”

늦게 시작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AI와 함께라면, 1인 기업도 할 수 있다.


이 글은 policy-financing 세션에서 AI와 함께 작업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관련 코드는 GitHub에 공개할 예정이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