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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카카오 로그인 버튼을 눌렀다

새벽 2시. 카카오 로그인 버튼을 눌렀다.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가 — “안녕하세요, 이을용님!” 이 떴다.

내가 만든 앱에, 내 이름이 떴다. 그것도 실서버에서.

무서웠다

솔직히 배포 버튼 누르기 전에 손이 떨렸다.

테스트 커버리지 17%짜리 코드를 세상에 내놓는다고? 삼성헬스, 애플헬스가 버젓이 있는데? 혼자 만든 건강앱을 누가 써?

그래서 먼저 테스트부터 잡았다. AI 에이전트 6개를 동시에 돌렸다. 한 놈은 모델 테스트, 한 놈은 컨트롤러, 한 놈은 API 스펙. 병렬로 돌리니까 40개 넘던 실패가 0이 됐고, 커버리지가 80%를 찍었다.

그래도 무서웠다.

Docker 빌드하면 깨지고, 서버에 올리면 크래시나고, 카카오 로그인은 CSP에 막히고. “이거 진짜 되긴 하는 거야?” 하면서도 에러 로그를 읽고, 한 줄 고치고, 다시 배포했다. 열두 번.

근데 됐다

healthnote.space — 진짜 주소가 생겼다.

카카오 버튼을 누르면 카카오 인증 화면이 뜨고, 동의하면 대시보드가 나온다. 혈압 기록 카드가 보이고, AI 건강 코치가 기다리고 있다.

완벽하진 않다. 번역 키가 빠져서 에러 메시지가 영어로 뜨고, 생년월일 입력하라고 뜬금없이 프로필 수정 페이지가 나온다. 아이콘은 ChatGPT한테 시켰는데 혈압계가 노트를 감싸고 있는 게 꽤 귀엽다.

하지만 — 돌아간다. 실서버에서. 내 이름으로.

돌아보면 하루 만에 한 일이 말이 안 된다:

  • 테스트 17% → 80% (에이전트 15개 투입)
  • Docker 빌드 + 배포 완료
  • AI 모델 비용 85% 절감 (gpt-4 → gpt-4.1-nano)
  • 카카오 로그인 연동
  • 보안 스캔 통과
  • 보험설계사 협업 전략까지 리서치

혼자서는 일주일이었을 일을 AI랑 같이 하루 만에 했다.

당신도 된다

“나는 개발자가 아닌데” — 나도 아니었다. 71년생, CML 환자, 아이 아빠. 코딩을 시작한 건 늦었고, 지금도 에러가 나면 당황한다.

근데 에러가 나면 AI한테 물어본다. AI가 고친다. 내가 배포 버튼을 누른다. 이게 전부다.

완벽한 앱을 만들고 배포하는 게 아니다. 배포하고 나서 완벽하게 만드는 거다. 써보기 전까지는 뭐가 부족한지도 모르니까.

새벽 3시. 내일은 부모님한테 이 앱을 보여드릴 거다. “아버지, 혈압 여기다 기록하세요” 하고.

그게 이 앱을 만든 이유니까.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 배포 버튼은 누구나 누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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